구멍찌는 찌 중앙에 구멍이 뚫려 원줄이 찌를 통과 해 오르내릴 수 있는 찌다.
구멍찌는 막대찌에 비해 조작성이 뛰어나 유인 낚시, 존 유동 낚시를 가능케 한다.
1960년대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탄생하여 1980년대에 일본 갯바위 낚시계를 평정하였고 90년대에 한국에 수입되어 바다낚시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구멍찌는 때마침 보급된 크릴 밑밥과 앙상블을 이루어 띄울 낚시 붐을 일으켰다.
오늘날 릴 찌낚시하면 곧 구멍찌 낚시를 가리키고 있다.
구멍찌의 특징과 기능
구멍찌의 탄생
구멍찌는 1960년대에 일본 시코쿠의 아와지방 낚시인들이 나무를 탁구공처럼 깎고 구멍을 내어 사용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구멍찌의 일본 이름은 나카토 시우 끼다.
아와지방 낚시인들은 이 구멍찌를 이용해 찌낚시를 하면서 한 손으론 밑밥을 뿌리며 고기를 불러 모아 낚았는데 이 독특한 낚시 기법을 '아와 조법'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띄울 낚시의 원조인 것이다.
한편 단시 거친 외해와 인접한 혼슈의 기슈 지방에선 막대찌를 사용해 긴 꼬리 벵에돔을 잡는 '가슈조법'이 유행하고 있었다. 두 조법은 1980년대 중반 들어 전국 규모의 벵에돔 토너먼트가 일본에서 유행하자 우열이 갈렸다. 도쿠시마현 출신 낚시인들이 대회를 휩쓸면서 아와 조법 우수성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 후 일본에 구멍찌 낚시가 유행하게 된다.
구멍찌 낚시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사이에 한국에 도입되었다. 1990년 일본에서 온 낚시인들이 서귀포와 우도 등지에서 구멍찌 낚시로 많은 벵에돔을 낚아내면서 제주도 낚시인들 사이에 퍼져나갔고, 1991년부터는 추자도에서 유행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구멍찌의 4대 기능
1. 유인 능력
구멍찌의 가장 돋보이는 능력이다. 구멍찌는 안정성과 직립성이 좋아서 낚싯줄을 당겨도 잠기거나 쉽게 끌려오지 않는다. 그래서 물속 채비에 생동감을 주거나 밑걸림을 막기 위해 뒷줄을 잡아당겨도 찌가 원래 위치를 고수하여 당겼다 밀었다 하는 유인 조작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 유인 조작이 미끼의 움직임으로 연결되어 잦은 입질을 유도한다. 이에 반해 막대찌는 뒷줄을 당기면 수면 아래로 푹 가라앉아서 유인 조작을 하기 힘들다.
2. 전층 입질 탐색 능력
구멍찌는 원줄이 찌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므로 고리를 통해 원줄이 통과하는 막대찌보다 채비 하강속도가 느리다. 이것은 급류 등 악조건에선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 조건에선 미끼가 천천히 하강하면서 막대찌보다 훨씬 폭넓은 층의 어신을 탐색할 수 있다. 채비 입수 속도는 막대찌 보다 느리지만 상층부터 하층까지 목줄 채비가 정렬된 상태로 나풀대며 내려가다 보니 고기들이 쉽게 유혹돼 달려드는 것이다.
3. 파도타기 능력
동글동글한 구멍찌는 높은 파도에도 잠기지 않고 잘 타는 강점이 있으며 파도의 리듬에 맞추어 찌가 오르내리면서 미끼를 활발히 움직이게 만든다. 반면 막대찌는 파도가 덮치면 그대로 파묻히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특히 파도가 높은 겨울 원도와 제주도에서 구멍찌의 우수성이 크게 두각을 드러냈다.
4. 조류 감지 능력
구멍찌는 물속에 잠긴 체적이 넓어서 그만큼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약한 조류에서도 원활히 흘러가면서 밑밥의 흐름을 계속 좇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대찌는 강한 조류에서 오래 머물 수는 있어도 느린 조류에서 멀리 흘러가지는 못한다. 구멍찌의 탐색범위가 막대찌보다 훨씬 넓은 것이다.
구멍찌의 최적의 형태는 도토리형
구멍찌의 초기 형태는 탁구공 같은 구형이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 쯔리켄을 비롯한 구멍찌 제조업체들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찌들 이 쏟아져 나왔다. 길쭉한 형태, 오뚝이 형태, 원뿔 형태 등이 선을 보였는데 거기에는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업체들의 상업성도 한몫했다. 그러나 결국 구멍찌의 형태는 하나로 귀결되었으니 바로 도토리 형
일본말로는 동구 리찌다. 윗면이 넓은 도토리형 찌는 잘 보이고 안정감이 좋다. 도토리 찌를 거꾸로 세워놓은 형태의 원추형 찌도 입수 저항이 작아서 선호도가 높았지만 안 점감과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도토리 찌에 밀렸다.
구멍찌의 구조
초기의 구멍찌는 몸체는 오동나무, 내장 추는 납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납 대신 황동을 내장추로 만들고, 부력 소재는 오동나무에서 압축 강화목과 압축 우레탄폼, 플라스틱 등으로 다양해졌다.
일반적으로 고 부력 찌 소재는 오동나무가 좋고, 저부력 찌 소재는 압축 강화목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밖에 통상 사출 찌라 불리는 우레탄폼 찌나 플라스틱 찌는 안정감과 예민성에서 나무 찌에 못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로 찌 계열의 초저부력 찌를 만들 땐 부력이 센 나무보다 플라스틱을 많이 쓰고 있다. 나무는 목재 부위별, 건조도별로 부력이 다르지만 플라스틱은 부력이 동일하여 초정밀 부력을 맞추기 용이한 이점도 있다.
서해에서 잘 보이는 찌와 제주에서 잘 보이는 찌
구멍찌의 색상은 물색, 시간대, 날씨에 따라 잘 보이는 색이 달라진다. 바닷물이 코발트빛으로 짙고 맑은 제주도와 일본에선 밝은 오렌지색이 잘 보이는 반면, 뿌연 비췻빛으로 약간 탁한 우리나라 남해안에선 빨간색이 잘 보인다. 뻘물이 자주 지는 서해나 남해서부에서는 진빨강이 잘 보인다. 아직 어두운 여명과 황혼 무렵에는 오렌지색이나 연두색이 잘 보인다. 또 물색에 상관없이 역광이거나 햇빛이 강한 날에는 진빨강이나 진녹색이 잘 보인다.
입문자는 막대찌보다 구멍찌를 써야 한다.
찌낚시 입문 단계에서는 반드시 구멍찌를 써야 한다. 그래야 뒷줄을 조작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구멍찌를 써야 눈에 보이지 않는 속 조류의 방향과 강도를 정확히 읽을 수 있고, 밑밥과 미끼를 동조시키기 위해 뒷줄을 잡아주는 타이밍을 익힐 수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막대찌를 쓰는 낚시인들이 있다. 막대찌는 구멍찌보다 채비 입수 속도가 빨라서 원투 찌낚시나 급류대 찌낚시에 유리하다. 과거보다 감성돔 자원이 줄고, 밑밥을 뿌려도 잘 부상하지 않으며, 먼 거리에서 낚이기 때문에, 빨리 미끼를 바닥까지 내려주는 막대찌가 유리한 상황도 많기는 하다.
그러나 감성돔 활성도가 평균치를 웃도는 상황에선 구멍찌의 다양한 조작성을 활용해 훨씬 나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감성돔이 여 사이의 깊은 골에 박힐 때는 막대찌가 유리할 수 있지만 먹이를 찾아 수중여의 등을 탈 때에는 구멍찌가 유리하다. 그리고 벵에돔, 참돔, 돌돔, 부시리, 볼락처럼 밑밥에 잘 뜨고 나풀나풀 천천히 내려가는 미끼에 잘 반응하는 어종을 낚을 때는 구멍찌가 막대찌보다 단연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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