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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조류는 조석현상에 의해 생성된다.  그 조석의 규칙성을 정리하여 고기잡이에 편하게끔 만든 것이 물 때다. 조석현상은 밀물과 썰물, 간조와 만조를 말하는데, 밀물의 끝이 만조이며, 썰물의 끝이 간조이다.

물때란 무엇인가?

어촌 사람들은 국립 해양조사원에서 발간하는 조석표를 보지 않고도 그날의 간조와 만조 시각을 척척 알아맞힌다. 달력의 음력 날짜만 보고 '오늘이 음력 초이레니까 점심때쯤 갯벌이 드러나겠군' 하는 씩이다. 그 이유는 어촌 사람들이 물 때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들고 나는 현상을 조석이라 하는데, 조석은 달과 태양의 인력에 의한 천문과학현상이다. 우리 선조들은 그런 조석현상의 규칙성을 이용해 밀물과 썰물 시각을 예측할 수 있게끔 보름 단위의 조석 예측 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물때' 다. 따라서 조석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있지만 물때는 우리나라에만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처럼 편리하고 정교한 물때는 없으니 물때는 우리 민족의 귀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물때는 음력 1달을 2 물때로 나누며, 1 물때는 15일을 1 물, 2 물, 3 물...... 사리(6 물)...... 11 물, 12 물, 13 물, 조금(14 물), 무쉬

(15 물)로 나눈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물때는 '7 물때식'이라 하여 음력 1일을 7 물로 정해놓고 그다음 날부터 1 물씩 더해나가고 있다. 즉 음력 2일은 8 물이고 음력 3일은 9 물이다.

그 물때를 정리해놓은 '물때표'는 월간 낚시 % 낚시춘추% 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어 바다 낚시인들이 일일이 음력 날짜를 보고 계산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은 왜 생기나?

밀물과 썰물의 조석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달의 인력이 지구 표면의 물을 당겼다 늦추었다 하기 때문이다. 달이 한반도의 머리 위에 왔을 때와 지구 정반대 편에 있을 때 달의 인력이 최고조가 되어 만조가 되고 달이 그 중간인 두 개의 직각방향에 있을 때 달의 인력이 최저가 되어 간조가 된다.

만조에서 간조로 진행하는 흐름을 썰물이라 하고, 간조에서 만조로 진행하는 흐름을 밀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썰물과 밀물에 의해 생기는 바닷물의 흐름을 '조류'라고 한다. 조석현상에 의해 생기는 조류는 늘 일정 방향으로 흐르는 해류 와는 다르다.

보름 만에 735분 늘어져 되돌아오는 간만조 시각

만조와 간조는 각각 하루 2번씩 나타난다. 즉 만조에서 다음 만조까지는 약 12시간이 걸리고, 만조에서 간조까지는 약 6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실제 걸리는 시간은 그보다 좀 더 길다. 그 이유는 지구가 24시간 만에 한 바퀴를 자전할 때 달은 지구를 24시간 49분 만에 한 바퀴 공전하기 때문이다. 달의 공전 주기가 지구의 자전주기보다 49분이 더 길기 때문에 매일 만조와 간조시간은 49분씩 늦어진다.(49분을 4로 나누면 약 12분이 되어  만조에서 간조까지는 6시간 12분이 걸린다.)

오늘 아침 7시에 만조였다면 내일은 아침 7시 49분에 만조가 된다. 또 모레는 마침 8시 38분에 만조가 된다. 그렇게 49분씩 늦어지면 보름 후엔 735분(약 12시간 15분)이 늦어지게 되어, 보름 전의 만조 시각과 보름 후의 만조 시간이 15분 오차범위 안에서 같아진다. 바로 이 현상을 발견한 우리 선조들은 보름 주기로 반복되는 물 때를 만든 것이다.

물때의 효용성은 간조 시각과 만조 시각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력 7일의 물때는 13 물인데 마산과 거제도 어부들은 13 물일 때 만조 시각이 밤 12시와 낮 12시에 걸친다는 걸 외우고 있다. 그것은 조력이 오래된 바다 낚시인들도 마찬가지다.

왜 바다낚시는 물때를 알아야 하나?

바다낚시인이 물때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토대로 출조 일과 낚시터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거제도의 통영 쪽으로  자주 출조하는 낚시인이라면 '10 물~12 물일 때 아침부터 오전 11시 ~ 12시까지 밀물이 흐른다'는 것을 공식처럼 암기해두면 편리하다. 그것은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이며 물때의 유용성이 여기에 있다.

옛날부터 '갯바위 낚시는 9 물부터 12 물 사이의 죽는 물때에 잘 된다.'도 했는데, 그 이유도 이런 물때와 깊은 연관이 있다. 갯바위 낚시의 발원지인 경상도 바다에서는 9 물~12 물에 아침에 들물이 흐른다. 감성돔이 잘 낚이는 시간대(아침)와 잘 낚이는 조류(들물)가 일치하므로 낚시가 잘 되는 것이다.

또 물때를 알아야 간조와 만조 시각을 미리 알 수 있어서 낚시 시간과 이동시간, 철수 시간을 계획할 수 있다. 만약 오늘 만조가 오전 8시 30분이라면 아침에만 잠깐 밀물이 흐를 뿐 썰물 시각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밀물 포인트보다 썰물 포인트에 내리는 게 낫다. 그리고 오후 2시 30분에는 다시 밀물로 바뀌므로 오후 낚시를 하려면 밀물 포인트를 택해야 할 것이다.

반달 뜨면 조금, 보름달 뜨면 사리

조석현상은 달의 인력에 좌우되는 것이므로 달을 보면 물때를 알 수 있다. 보름달이 뜰 때와 달이 없는 그믐일 때는 사리 물때이며, 반달이 뜰 때는 조금 물때다. 달의 모양에 따라 인력이 달라지는 이유는, 바닷물을 당기는 힘은 달외에 태양의 인력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태양은 달의 질량보다 2700만 배나 크지만 달의 거리보다 390만 배나 멀기 때문에 그 인력은 달의 인력의 1/2 밖에 안된다. 그러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인력이어서 태양의 인력이 달의 인력과 한 방향으로 합쳐지는 날, 바닷물을 당기는 힘이 더 세지는데, 그런 날이 보름과 그믐이다.

달은 그 자체로 빛을 내지 못하며 태양빛을 받아서 반사할 뿐이다. 보름달은 태양이 지구의 바로 뒤에서 달을 비추는 현상이며, 반달은 태양이 옆에서  직각으로 비출 때의 현상이며, 그믐은  달이 태양에 가려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보름과 그믐에는 태양 - 달 - 지구가 일직선이 되므로 인력이 최대치가 되어 바닷물을 많이 드는 사리가 되고, 반달이 뜨는 상현과 하현은 달 - 지구의 선과 태양의 위치가 직각이 되어 인력이 분산되므로 바닷물이 적게 드는 조금이 된다.

사리보다 이틀 후인 8 물에 조류가 가장 빠르다.

이론적으로 달과 태양의 인력이 최고조를 이루는 사리 (음력 15일과 30일)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들었다 빠지고 조류도 가장 빨라야 하지만, 실제로는  사리보다 하류나 이틀 뒤인 7 물이나 8 물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드나들고 조류도 가장 빠르다.

그 이유는 바닷물이 기동 하는 데 하루나 이틀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시동을 걸 때 가장 많은 연료가 소모되지만 정작 속력은 시동이 걸린 후에나 나기 시작하듯이 거대한 질량을 가진 바닷물도 강한 인력이 가해진 지 하루 이틀 후에야 제대로 흐름의 탄력이 붙어서 빠르게 흐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조금이나 1 물의 유속이 더 느리다.

사리 물때가 좋은가 조금 물때가 좋은가?

사리 전후를 사리 물때(사리 - 7 물 - 8 물 - 9 물)라 부르고 조금 전후를 조금 물때(조금 - 무쉬 - 1 물 - 2 물)라 부른다. 사리 물때엔 조류가 빠르고, 조금 물때엔 조류가 느리다. 대체로 유속이 느린 내해에선 사리 물때가 좋고 유속이 빠른 외해에선 조금 물때가 좋으며, 얕은 갯바위를 노리는 갯바위 낚시에선 사리 물때가 좋고, 깊은 난바다를 노리는 배낚시에선 조금 물때가 좋다.

그러나 구멍찌 낚시는 조류가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좋지 않다. 그래서 사리 물때와 조금 물때 사이의 중간 물때가 최적이다. 한편 간출여를 노리는 여치기 낚시를 할 때는 사리 물때가 좋은데, 사리 물때 라야 간조 때 간추려가 더 많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면 야영 낚시를 할 때는 사리 물때는 피하는 게 좋은데, 야간 만조 때 수위가 너무 많이 올라 해일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사는 물때와 죽는 물때 

중간 물때 중에서도 3 물 - 4 물 - 5 물은 유속이 점점 살아난다는 뜻에서 '사는 물때'라고 부르고, 10 물 - 11 물 - 12 물 - 13 물은 유속이 점점 죽는다는 뜻에서 '죽는 물때'로 부른다. 사는 물때와 죽는 물때는 유속은 비슷 하나 물색이 다르다. 사리 물때에 일어난 뻘물이 여전히 유지되는 죽는 물때의 물색이 더 탁하기 때문에 탁한 물에서  잘 낚이는 감성돔, 농어, 내해 벵에돔 낚시엔 죽는 물때가 유리하고, 맑은 물에서 잘 낚이는 참돔, 돌돔, 외해 벵에돔 낚시엔 사는 물때가 유리하다.

또 지역적으로 뻘물이 자주 이는 해남 - 진도 - 신안 - 무안 - 부안 등 서해 남부와 남해서부에선 사는 물때에 낚시가 잘 되고 , 반대로 물이 너무 맑은 거제 - 통영 - 사천 - 고성 등 남해 동부에선 죽는 물때에 낚시가 잘 된다. 또 계절별로 차이도 있다. 이를테면 감성돔 낚시의 경우 물이 맑은 가을엔 죽는 물때가 좋지만, 물이 흐린 한겨울 ~ 봄에는 사는 물때가 좋다.

각 물때 별 '아침 조류'를 암기하면 편리

바다낚시는 대개 동틀 무렵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가장 잘된다. 그러므로  그 시간대에 최적의 조류가 흘러 주면 손맛 확률은 배가 된다. 가령 집에서 가까운 방파제 낚시터가 들물 포인트라고 하자. 그렇다면 아침 ~ 오전에 들물이 흘러야 좋을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 들물이 흐르는 물때를 택하는 것이 좋다. 그 물때는 남해안의 경우 죽는 물때(9 물 ~ 12 물)이며, 서해안의 경우 사는 물때 (2 물 ~5 물)이다.

똑같은 11 물이라도 여수나 통영에선 오전에 들물이 흐르지만, 군산이나 격포에선 오전에 썰물이 흐르므로, 자주 낚시를 가는 해역이 몇 물때에 아침 조류가 들물인지 썰물인지 암기해두면 대단히 편리하다. 그 암기는 어렵지 않다. 

초물, 중물, 끝물

밀물과 썰물은 다시 초밀물 - 중밀 물 - 끝 밀물 - 초썰물 - 중 썰물 - 끝 썰물의 6단계로 세분한다. 그 이유는 단계별로 유속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리보다 7 물, 8 물의 유속이 더 센 것처럼, 조류도 시작되는 초물보다 어느 정도 흐름이 진행된 중물에 유속이 빨라진다. 같은 썰물 시간대라도 초썰물보다 중 썰물이, 초들물보다는 중들 물이 더 빠르게 흐른다.

즉 오늘 여수 해역의 간조 시간이 오전 9시라면, 오전 10시까지는 들물 조류가 천천히 흐르고, 그 이후라야 들물 조류가 제대로 왕성하게 흐를 것이다.

왜 밀물 시각인데 계속 썰물 조류가 흐를까?

이 조류의 관성에 의하여 썰물 시각에도 들물 조류가 흐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물때는 이미 간조에서 반환점을 돌아 수위가 차오르는 들물이 되었지만, 조류의 관성의 법칙에 의해 계속 썰물의 방향으로 흘러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물때 표상 간조 시각이 오전 7시라도 정작 들물 조류는 30분 ~ 1시간 후인 7시 30분이나 8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오늘 아침에 간조가 걸리니까 들물 포인트에 내려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뜻밖에 오전 내내 썰물 조류를 만나서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특히 사리 물때나 강한 바람이 조류의 방향과 겹쳐서 불 때는, 물돌이 시각이 2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경우도 흔하다. 차라리 '초들물 시각에는 주로 끝 썰물의 조류가 흐르고, 초썰물 시각에는 거의 끝들 물의 조류가 흐른다'라고 생각해두는 것이 더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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