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는 눈에 보이는 '평면 조류'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의 '단면 조류'로 구분된다. 앞서 설명한 본류와 4대 지류는 모두 평면 조류에 해당하며, 단면 조류는 다시 '용승 조류'와 '종조류'로 나뉜다. 단면 조류는 채비와 밑밥의 흐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조류이며 물고기를 많이 낚고 싶다면 평면 조류보다 단면 조류를 이해해야 한다.
단면 조류는 '부딪침'에서 시작된다.
본류와 지류는 서로 부딪치면서 물속에 새로운 흐름을 낳으니 그것이 '단면 조류'다. 단면 조류는 아래로 빨려 들 거나 위로 솟구치는 흐름이다. 아래로 빨려 드는 조류를 종조류(하강 조류), 위로 솟구치는 조류를 용승 조류(상승 조류)라 부른다.
종조류와 용승 조류는 서로의 반작용으로 인해 동시에 생성된다. 충돌의 접점에선 종조류가 발생하고, 충돌의 후방에선 그 반발에 의한 용승 조류가 발생하며, 용승 조류의 후반에선 다시 종조류가 발생한다.
종조류와 용승조류는 마치 한 몸처럼 붙어 다닌다. 마치 긴 풍선을 놓고 한쪽 끝을 누르면 다른 쪽 끝은 볼록 튀어 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조류가 부딪치면 종조류가 발생한다.
종조류는 회오리바람의 발생 원리와 같다. 회오리는 지상에서 두 바람이 부딪쳐 발생하는 것이다. 서로 충돌한 바람은 어디론가 튕겨나가야 하는데, 땅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니까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다. 한편 바다에서는 반대다. 두 조류가 부딪치면 역시 어디론가 튕겨야 하는데, 바닷물이 하늘로 솟구치지 못하니까 밑으로 빨려 드는 것이다.
강한 조류가 부딪치는 해협에선 때로 배를 침몰시키는 무시무시한 소용돌이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우리가 갯바위에서 만나는 종조류는 아주 약한 형태의 소용돌이이다.
그 소용돌이는 1. 조류가 갯바위와 충돌하는 곳 2. 지류가 본류와 충돌하는 곳에서 나타난다.
찌를 흘리다 보면 입질이나 밑걸림이 없는데도 찌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가물가물 잠겨 드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종조류 구간이다. 종조류가 찌와 채비를 물속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가물거리는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초보자들은 입질인 줄 알고 챔질을 하거나 '찌가 물을 먹었나?' 하고 고개를 갸웃 더리곤 한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그것이 종조류란 놈의 소행임을 알고 뒷줄을 팽팽하게 당겨서 찌가 더 이상 잠기는 것을 막아주거나, 아니면 오히려 종조류를 이용해 더 깊이 미끼를 가라앉혀서 깊은 바닥층의 큰 고기 입질을 받아낸다.
용승 조류 피해서 종조류를 노려라
이 종조류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곳이야말로 최고의 찌낚시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종조류가 '밑밥의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크릴 밑밥을 뿌리면 그냥 밋밋한 조류에선 천천히 가라앉다가 종조류 구간에 이르면 그 조류에 편승하여 심층까지 빠르게 가라앉는다. 따라서 얕은 상층부까지 떠오르기를 꺼려하는 큰 고기 (감성돔, 참돔, 돌돔, 우럭 등)들이 종조류 구간에 몰리게 되므로 당연히 종조류 구간에서 입질을 자주 받을 수밖에 없다. 사실 밑밥을 뿌리지 않아도 바다에 떠도는 각종 먹잇감들이 이 종조류 구간에서 해저로 하강하므로 늘 큰 고기들이 그 밑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종조류는 밑밥의 엘리베이터 역활 뿐만 아니라 채비의 엘리베이터 역할도 한다. 똑같은 무게의 채비도 종조류를 타면 더 쉽고 빠르게 가라앉는다. 가령 급류대에서 가벼운 전유동 채비로 바닥층 가까운 곳까지 미끼를 가라앉혀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것은 종조류의 도움 없이는 힘든 일이다. 그래서 흔히 "전유동 낚시는 조류가 흐르지 않는 곳에선 잘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인데 정확히 고쳐 말하면 "종조류가 흐르지 않는 곳에선 전유동 낚시가 어렵다"라고 해야 한다.
갯바위 낚시를 다녀 보면 그냥 밋밋하게 찌가 흐르는 곳보다 잠 길듯 말 듯 깜박거리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 즉 종 조류대에 이르러서 시원스럽게 빨려 드는 입질을 자주 받는다.
찌가 종조류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게 하이테크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종조류는 오히려 찌낚시 포인트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종조류의 뒤에는 항상 용승 조류가 있기 때문이다. 밑밥이나 채비가 용승 조류를 만나면 위로 솟구쳐 올라서 고기로부터 멀어져 버린다.
급류가 흐르는 곳에선 종조류의 후면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강한 용승 조류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데, 종조류가 강하면 용승 조류도 그만큼 강해지고 종조류와 용승 조류의 거리가 좁아져서 찌낚시를 구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구멍찌 낚시의 고수란 이런 자리에서 채비가 용승 조류에 휘말리기 전까지 종조류 속에서 오래 머물도록 뒷줄 조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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